시간의 무게 _ Émile Ajar {자기 앞의 생 La vie devant soi} by yiaong


{새벽의 약속}은 매우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으나, 이 책은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았다. 일단 설정 자체가 너무 극적인 상황이어서 공감하기 어려웠기 때문인 것 같고. 특별한 사건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다만, 종종 흘러나오는 작가의 목소리, 삶에 대한 냉소 혹은 달관에서 나오는 듯한 목소리가 흥미를 끈다. 그리고 가련한 인간의 기대나 의지와는 상관없는 모습으로 무턱대고 주어져버린 삶이라는, 시간이라는 것의 무게에 대해서 한번쯤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하밀 할아버지, 로자 아줌마는 이제 유태인이고 뭐고 할 것도 없어요. 그저 안 아픈 구석이 없는 할머니일 뿐예요. 그리고 할아버지도 이제 너무 늙어서, 알라신을 생각해줄 처지가 아니잖아요. 알라신이 할아버지를 생각해줘야 해요. 할아버지가 알라신을 보러 메카까지 갔었으니까 이제는 알라신이 할아버지를 보러 와야 해요. 여든다섯 살에 뭐가 무서워서 결혼을 못 하세요?"
- p.154



자기 앞의 생 - 6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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