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통상은 무엇인가 _ 우석훈 {fta 한 스푼} by yiaong

이제 다 끝난 것 아니냐고 생각되는 한미FTA에 대한 경제학자 우석훈의 (마지막) 호소문. 과연 우리나라의 경제에 맞는 통상 정책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어차피 우리는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분에게, 정말로 우리가 수출만으로 먹고살 수 있는지 묻고 싶다. 그렇다고 답변하는 분에게, 그러면 한미 fta가 우리나라의 수출입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요소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두 질문에 똑같이 그렇다!고 답변하는 분에게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우리 사회가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 주는 게 옳은가? 과연 우리가 한미 fta를 통해서 선진국으로 가게 될까? 어쩌면 우리는 이 사회에서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을 깔아뭉개는 야만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p.205)


ISD라는 제도는 아직 제대로 정착하지 않은 불안정한, 불안한 제도라고 하면서 지적하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자, 가만히 살펴보면, 이게 뭔가 이상하다. 미국 투자자가 배상을 받는 것이 미국 국민들이 배상을 받는 것과 일치할까? 두 주체의 일치 확률이 0%는 아니지만, 그 정도면 상관없다고 보는 게 맞다. 마찬가지로 한국 기업이 미국으로부터 배상을 받았다고 해서, 이게 한국 국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한국 국민이 낸 돈은 미국 기업이 갖고, 미국 국민이 낸 돈은 한국 기업이 갖는다. (p.143)


요컨대 FTA를 통해서 이득을 보는 것은 다국적기업 등 힘있는 자본일 뿐이고 한국이든 미국이든 일반 국민 대다수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무역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는 국내 생산과 유통, 즉 내부 경제의 보완적 요소라는 사실'(p.225)을 기억해야 한다고 하면서, 애덤 스미스로부터 비롯한 고전경제학이 등장하기 이전의, 무역을 통해 금과 은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무식한?) 중상주의(Mercantilism) 시대와 지금의 한국을 비교하며 비판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한편, '우리의 문제 가운데 하나는, 그럼에도 무역효과, 실물 경제에서의 관계, 사회적 파급 효과 등을 분석할 수 있는 분석관 자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p.265) 라는 지적도 참 안타깝게 다가온다. 사람들이 다들 (삽질하지 말고) 조금만 더 제대로 일을 잘 하면 세상이 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순진한) 생각을 내가 요즘 하고 있어서일 것이다.


fta 한 스푼 - 6점
우석훈 지음/레디앙




CCL 안내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블로그의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