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데이' vs '밸런타인데이' by yiaong

오늘 (아니 어제) 회사 게시판에서 의견이 분분했던 내용에 대해서 내 의견을 하나 덧붙였는데, 여기에다가도 ('밸런타인데이' 기념으로)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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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의 대화는 생략 ..)

음.. 굉장히 여러 가지 큰 주제들이 버무려져서 이야기가 된 듯한데요. 일단 사태의 발단이 된 '발렌타인' vs '밸런타인' - 즉, 외국어를 한글로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의 문제 - 에 대해서만 제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말은 '발렌타인데이'이지만, 국립국어원 외래어표기법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라고 써야 한다고 OOO 님이 문제 제기를 하셨죠.
저는 처음에 약간의 오해를 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밸런타인데이'로 써야 한다는 데에 동의합니다.

'밸런타인'에 동의하는 것에는 (약간 다른) 두 가지 태도가 있을 수 있겠는데요.

1. 원래의 (영어) 발음에 더 가까우니까 '밸런타인데이'라고 써야 한다.

2. 외래어표기법에 '밸런타인데이'라고 규정됐으니 그걸 따라야 한다.

이 중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는 2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밸런타인'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즉 '발렌타인'이 더 낫다는 의견은

3. 사람들이 이미 많이 쓰고 있는 발음과 표기를 따라야 한다.

일 것입니다.)

1번은 해당 언어의 원래의 발음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근본주의적) '원음주의'라고 한다는데요. 세상 모든 외국어의 모든 발음을 정확히 알고 그에 따라 표기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데다가, 그럴 필요도 없는 일입니다. 프랑스라는 나라의 수도를 우리가 '파리'라고 하지 않고 굳이 '빠히'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요.(*)

2번 태도를 취하는 것이 필요한 이유는, 한국어 화자들 사이에서 혼란 없이 통용될 수 있는 하나의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외래어표기법의 규정을 정할 때에 1의 관점, 즉 가능하면 원음에 가까운 발음을 표준으로 정한다는 관점이 들어가있기는 합니다만 (그리고 그것이 경우에 따라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만 - 3번의 태도), 일단은 정해진 표준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약하자면, 위의 1, 2, 3의 태도 중에서
1은 틀렸고, 3은 일리가 있으나, 그래도 2가 바람직하다.. 정도로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이밖에,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다른 주제들은 앞으로 또 얘기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쪽에 관심이 많은 편이어서요..

(*) 참고:
- http://pyogi.pbworks.com/w/page/7191668/외래어-표기법은-발음기호가-아니다
- 고종석 <<감염된 언어>> 중에서 <佛蘭西·法蘭西·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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