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06일
The dark side of Calvin _ Stefan Zweig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http://yiaong.egloos.com/5115394
예전엔 미처 몰랐다. 종교개혁가 장 칼뱅(Jean Calvin)이 이렇게나 무서운 사람이었던 것을.
나는 장로교인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개신교도로서 칼뱅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나쁘지 않았었다. 매우 엄격한 사람이었다는 말은 들었지만 신앙과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이기에 그랬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었다. (엄밀히 말하자면 누군지 잘 몰랐다고 말하는 것이 더 솔직할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이 책에 묘사되는 칼뱅은 정말로 무섭다. 여기서 무섭다는 말은, 가령 ‘우리 반 선생님은무섭다’ 라고 할 때의 무섭다는 말이 아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자기의 생각과 반대되는, 혹은 약간 다른 생각이나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도저히 그냥 내버려두지 못하고 내쫓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무시무시함인 것이다.
물론 칼뱅의 업적과 천재성은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불과 이십대에 {기독교 강요(綱要)}를 써 기독교의 교리체계를 세워 후대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 업적은 칭송받을 만하나, 그 이후에 제네바에서 펼친 그의 살벌한 독재정치는 (말장난이지만) 죽음으로 위협하는 ‘기독교 강요(强要)’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칼뱅 자신의 눈으로만 바라본 편협한 기독교를 말이다. 신에 대한 열정을 통해 얻은 신성한 권력은 작은 생각의 차이도 용납하지 못하는 괴물이 되고 만 것이다.
독단과 독선에 맞선 온화한 인문학자 카스텔리오(Sebastian Castellio)의 이야기는, 비록 칼뱅에 의해 모든 언로가 차단되어 하마터면 역사 속에서도 묻힐 뻔하기는 하였으나, 광기에 대항하는 침착한 이성의 승리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쓰고 보니, 과연 이성이 승리하기는 하는가 하는 질문이 떠오르기는 한다. 결국 칼뱅이 승리한 것일까?)
이 모든 이야기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열정적인 목소리를 통해 전해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 칼뱅과 카스텔리오에 대한 조금 더 객관적인(?) 평가가 궁금해지기는 한다. 츠바이크는 ‘역사란 본디 이러한 것이니 ~’ 와 같은 전지적 서술자와 같은 견해를 나타내는 것에도 조금도 주저함이 없는 대담한 이야기꾼인 듯하다. 그것이 츠바이크의 매력이자 또한 이 책을 읽는 재미이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칼뱅에 대한 ‘다른 의견’은 또 어떤 것이 있을지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 |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 ![]()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안인희 옮김/바오 |
영문판 제목: The Right to Heresy: Castellio against Calvin, 1936
(Original title: Castellio gegen Calvin oder Ein Gewissen gegen die Gewalt)
ps. 제네바 여행갔을 때, 종교개혁 4인방의 조각 앞에서 사진 찍을 때도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전혀 몰랐다. 알았으면, 좀 다른 표정을 하고 찍었을 것 같다.
# by | 2009/11/06 13:41 | 책 libro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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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빈에 대한 가장 전통적인 해석: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44703669&orderClick=LAG
그런데 그 인상이 칼뱅의 대표 이미지인 것인지, 아내가 제네바 종교개혁 전시관에서 얻어온 (나름 예쁜) 천 가방에도 그 그림이 있더라고요. 덕분에 저희는 장 보러 다닐 때마다 칼뱅과 함께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