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없었다 _ Michel Carrouges {샤를 드 푸코 Charles De Foucau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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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열강이 식민지 확보를 위해 날뛰던 시절, 오직 가장 비천하고 낮은 자리에 있었던 주님을 따라 아프리카의 낯선 땅, 낯선 민족에게로 가서 은신하며 수행했던 한 프랑스 신부의 이야기.

젊은 시절 사치스럽고 방탕하며 잘 나가는 군인이었던 이 사람이 어떻게 이런 종교적인 열정을 갖게 되었을까 하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신비의 영역인 듯도 하다.
그리고 식사나 일상 생활 중에 행했던, 극도로 절제하고 끝없이 낮은 자리를 지향했던 삶의 방식들은, 이건 일반인들은 감히 따라하지 못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게도 하지만..
이 분이 살아냈던 삶이 아무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공감할 수 있다. "너도 해볼래?" 하고 묻는다면 흔쾌히 대답할 수는 없지만.

언뜻 보기에 평이한 문장이지만 오래 생각하게 하는 구절 하나.

이제 58세가 된 푸코 신부는 고독했다. 한 사람의 동지도 얻지 못했으며 꿈꾸고 있던 두세 개의 수도회도 전혀 창립하지 못했다. 그가 없으면 그를 대신할 작은 형제도, 사제 한 사람도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는 참으로 무(無)로 돌아갈 것을 각오하고 있었던 것이다.
- p.366


아마 예수가 느꼈을 고독과 절망도 이와 비슷한 것이었겠지.


샤를 드 푸코 - 6점
미셸 카루주 지음, 박갑성 옮김/성바오로출판사



ps. 책이 소개하는 인물의 삶이 전해주는 무게감과 감동과는 별개로, 책 자체는 사실 좀 실망스럽다. 아마 번역에 상당히 문제가 있기 때문인 것 같은데, 무수한 오자와 비문과 직역투의 어색한 문장들이 읽기에 무척 거슬린다. 좋은 내용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잘 된 형식에 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반면교사의 예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뭐, 지금은 책 자체가 절판인 것 같기는 하지만.

ps2. 사실 이 책은 이 책을 내게 주신 분, 또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더 많이 한다. 97년, 아버지가 돌아가신 여름에 이 책을 선물받았다. 여성신학을 공부하신 그 분과 나는 당시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었는데, 그 여름에 고맙게도 두 권의 책을 내게 챙겨주셨다. 하나는 이것이고, 다른 하나는 앤소니 드 멜로 신부님의 책이었다. 그리고 그 멜로 신부님 책은 당시 상당히 깊은 인상을 내게 주었다. 무언가.. 한 단계 다른 차원을 보게 해 주었다고 할까. 그리고 팔 년만에 이렇게 나머지 한 권을 읽게 되었다. 문득 그 분이 궁금하다. 지금은 어디 계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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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제 2005/02/13 07:31
한 때 미셸 푸코와 샤를 드 푸코를 잘 구분 못했었는데....그 생각이 나네요.

yiaong 2005/02/13 15:11
음.. 또 '푸코의 추'의 푸코도 있죠. :)

앗따 2005/02/13 15:35
나도 이거 읽으면서 내가 아는 푸코는 이게 아닌데..하면서 혼동이. 부끄부끄^^;;

by yiaong | 2005/02/13 03:34 | 책 libro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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