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06월 12일
쇠고기로 본 세상 _ Jeremy Rifkin {육식의 종말 Beyond Beef}
http://yiaong.egloos.com/4977371
지지난 주엔가 책방에 갔다가 소의 얼굴이 커다랗게 표지에 실려있는 이 책이 딱 눈에 띄었다. 예전에(2002년 8월?) 교회 게시판에 써놓았던 글이 생각나서 여기에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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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개월 전에 채식주의자로 개종(?)했건만, 아직도 사이비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야옹입니다. ( 가만, 그러고보니 고양이는 육식인데.. --a )
안그래도 어제 위 제목의 책을 다 읽은고로, 소개글을 조만간 써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진혁 선생님이 먼저 선수를 치셨군요. ^^
저는 몇 년 전에 {생명권 정치학 Biosphere Politics}이라는 책으로 제레미 리프킨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교양 수업(감신의 이정배 교수님) 시간 페이퍼 과제로 읽은 책인데 저에겐 큰 충격?을 주었죠. 예전에 잠깐 얘기한 멜로 신부님이 쓴 {깨어나십시오 Awareness}와 함께 그 해에 제가 읽은 가장 중요한 책이 되었습니다.
(음.. 마치 책을 많이 읽는 것처럼 보이는 말투군요.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제일 재밌었던 책', '가장 인상적인 책'을 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책을 몇 권 읽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요.. --; )
이 책은 서구의 육식 문화 비평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제는 'Beyond Beef' 이고요. 육식, 특히 쇠고기를 먹는 일이 얼마나 큰(?) 일인지를 깨우쳐주는 내용이지요.
책의 두께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두툼했습니다. '결국 쇠고기 먹지 말자는 얘기일텐데 뭔 말이 이렇게 많다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언제 다 읽나 싶었는데, 다시 살펴보니 뒤의 1/4 정도는 참고문헌 목록이더군요. 다행이다 생각하면서도 놀랐습니다.
글쓴이는 여러 가지 관점에서 육식문화, 축산문화를 비판합니다. 처음 부분에서는 애초에 인간들에게 숭배의 대상이었던 소가 어떻게 해서 점점 대상화되면서 그 지위가 격하되었는지를 죽 역사적으로 설명해줍니다. '쇠고기'라는 키워드로 서양 역사를 풀이하죠. 읽고 나면 '아, 서양 역사라는게 결국 소 잡아먹기 위한 역사였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평소에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가 상당히 궁금했는데, 그에 대한 하나의 관점을 갖게 해주는 기회도 되더군요.
미국 서부에 무수히 많이 살던 버팔로들을 멸종시키고 그 넓은 평원을 목초지로 삼아 소를 사육한 개척(?)자들은 미국을 유럽의 쇠고기 수요를 충족시키는 사육장으로 만들게 됩니다. 지방이 많은 고기를 선호하는 영국인들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옥수수 등 곡물로 일부러 살찌운 소를 키우게 되고요. 또한 대량으로 쇠고기를 생산, 가공하기 위한 축산 공정(!)을 발전시키게 되지요.
이렇게 거대 산업화한 축산업이 미치는 영향은 우리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구상의 어느 곳에서는 식량이 모자라 사람들이 굶고 있는데도, 엄청난 양의 곡식이 가축의 사료로 쓰이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삼림을 비롯한 수많은 자연이 방목지로 쓰이면서 황폐화, 사막화하고 있고 엄청난 양의 물이 소들에게 먹여지고, 더럽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육식을 주로 하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여러 질병들과, 대량의 쇠고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들 - 병에 걸리거나 상한 고기가 뒤섞이고, 부패하거나 먼지를 뒤집어쓴다든지.. - 도 믿기지 않을 정도이고요.
또 시골의 농부들은 땅에서 내쫓겨져서 도시로 흘러들어 가난한 노동자 생활을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땅에서는 소가 살아야 하니까요.
그리고 숲이 없어지고, 물이 부족해지고, 온실효과는 커져서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으, 잘 기억이 안나는 상태에서 짧게 설명을 하려고 하니 정말 답답하군요. 하여튼,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문제가 훨씬 심각합니다. 수치가 정확히 생각 안나지만 정말 대규모라니까요!
'에이, 내가 고기를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그래!' 하고 말씀하시면 그것도 맞는 말이기는 합니다. 이 책도 사실은 육식을 주로 하고 있는 서구인들을 향해 쓰인 것이니까요. 하지만 책에서도 지적을 하고 있듯이, 우리들도 식단이 서구화되면서 고기 섭취량이 점점 늘고 있지요.
우리가 쉽게 먹을 수 있는 햄버거 하나, 그거 우습게 볼 게 아닙니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고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만큼의 나무가 쓰러졌는지, 얼만큼의 물이 오염되고 땅이 짓밟히고 사막화했을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땅의 사막화.. 이제 그것은 우리도 생생하게 느끼고 있지 않습니까? 중국에서 봄마다 불어오는 황사 말입니다.)
'일단 만들어진 거 하나 먹는 게 뭐 어떻다고 그래'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내가 하는 작은 선택 하나가 또 다음의 결과를 가져온다니까요. 내가 사는 영화 티켓이 그 비슷한 영화를 다음에 또 만들게 하고, 내가 먹는 음식 하나가 그 음식 산업이 번창하는데 기여하는 것이니까요.
글쓴이가 책 마지막에 제시하는 바람직한(어쩌면 당연히 그래야 할) 미래의 모습을 읽을 때는 가벼운 흥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이사야서에 나오는 구절을 읽는 느낌이더군요. 가진 이나 없는 이나 먹을 것이 부족하지 않고, 생태계도 위협받지 않으며 모두들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결단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다는 겁니다. 육식을 그만두는 것이지요.
아마도 상당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논쟁거리가 될 수도 있는 문제이겠습니다만, 모두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도 제 마음은 안타깝기 그지없군요. 버거킹 치킨 버거.. 그 맛있는 junk food도 포기해야 한다니.. T_T 치킨은 쇠고기가 아니니까 괜찮다고 한번 사기쳐 볼까요?)
![]() | 육식의 종말 - ![]() 제레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시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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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도제 2004/06/12 10:02
리프킨이 글을 참 명료하면서도 재미있으면서도 강한 메시지를 포함하게 쓰는 것 같아요. 저는 리프킨의 다른 책은 다 안 봤지만, "소유의 종말"을 보고 현대 문명을 이해하는 좋은 개념들을 얻을 수 있었지요...소유의 시대는 가고 접속의 시대가 왔고, 접속의 시대가 어떻게 인간성을 파괴시키는가를 잘 분석한 책이더군요... 강추!!
신독 2004/06/12 10:04
소고기 먹지말고 돼지고기/닭고기/멍멍이고기 먹자.
yiaong 2004/06/12 14:47
그 책 제목이 The age of access 였죠 아마? 아직 안읽어봤지만.
리프킨 책 제목을 다 '종말이' 시리즈로 붙여놔서 좀 우습게 보이기도 해요.
세바스찬 2004/06/12 23:47
나우시카에 이어서... 참 저랑 비슷한 취향(?) 많으신거 같아 재밌네요.^^
저는 육식의 종말도 재밌게(?) 봤지만, 존 라빈스의 음식혁명도 잘 봤습니다.
역시 시공사에서 나온 책이었죠. 내용은 비슷하지만, 훨씬 대중적으로 쓴 책이라 잘 읽히더군요.^^
yiaong 2004/06/13 00:14
아 정말요? 참 반가운데요. ^^ 음식혁명이라.. 그것도 기회되면 한번 읽어봐야겠군요.
여름이 2004/06/17 08:38
버거킹 치킨 와퍼 20%할인 쿠폰 있는데.ㅋ
yiaong 2004/06/17 12:45
앗, 치킨 와퍼.. 그러나 이젠 그게 어떤 맛인지 기억도 안난다오. ㅎㅎㅎ
# by | 2004/06/12 01:53 | 책 libro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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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햄버거는 없다
(쇠고기로 본 세상 _ Jeremy Rifkin {육식의 종말 Beyond Beef}) 과 엮인 글. 요 위의 엮인 글에서는, 예전에 채식을 결심했던 것으로 나와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만두었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것보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이 내게는 더 절실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쨌든 예전만큼 육식을 즐기지는 않는다. 그 대신 확실하게 끊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그건 바로 햄버거다. 사실 햄버거의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