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집회에 다녀오다 - 경부운하 반대! by yiaong


지난 일요일(2008년 3월 30일)에는 경부운하(이른바 한반도 대운하)에 반대하는 집회가 있었다. 내가 후원회원으로 있는 녹색연합에서 문자메시지로 알려준 덕에 가볼 마음이 생겼다. 아는 사람도 없이 혼자 가있는 것을 걱정한 여자친구가 중간에 합세해주어서 재미있고 든든하게 행진할 수 있었다.



*


그런데, 웃기는 뉴스가 나왔다. 선관위 말씀이, 대운하 관련 집회가 불법이란다. 내가 갔던 이 집회가 열리기 전에는 괜찮다고 말했었다가, 그 뒤에 말을 뒤집으신 것이란다.

진보신당 - [논평] 선관위의 저울은 망가졌다
경향신문 - 선관위 ‘대운하 반대 집회・서명’ 제동 파문
한겨레신문 - 선관위 “대운하 집회 불법”…시민단체 반발


이게 참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되는데,

1. 이번 선거를 통해서 뽑힐 국회의원들은 이른바 대운하 특별법을 만들어 국민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될 터인데, 그러한 국회의원을 뽑는 일에 국민들은 어떤 영향을 주어서도 안 된다는 겐가?

2. 경부운하를 추진하는 과정과 절차는 정녕 법대로 진행되고 있나? 환경영향평가나 경제성 평가 등은 제대로 할 생각은 있기는 한가?

3.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입을 다물어야 하면, 가만있자, 그거 민주주의 맞나?

4. 결국 선관위도 이명박 정권 아래에서 자기 밥그릇 보존하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쨌거나, 결국 '불법'으로 판정된 그 날의 집회 모습은 다음과 같았다. 사진을 보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




서울역 광장에 사람들이 모였다.
'조직'에서 오신 분들은 옷도 맞춰 입고 나란히 서 있다.


나를 불러낸 녹색연합 분들의 깃발이 보인다.
아이들도 있고, 가족적인 분위기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게 좋아보였다.


행진을 시작했는데, 서울역에서 남대문시장 쪽으로 가는 한적한(!) 도로다.
이래서야 행진의 효과가 떨어지는데.
집회 신청할 적부터 교통 방해 등을 이유로 경찰과 실랑이가 있었다더니,
행진 구간을 이렇게 잡을 수밖에 없었나보다.


외국인들도 같이 섞여있고,


평소엔 혼자 방에서 음악이나 듣고 인터넷이나 할 것 같은 젊은 친구도 내 옆에 있었고,


'대운하 대재앙'이라는 글씨를 등에 써붙이신 스님도 있었다.
목탁 소리도 맑았다.


짧은 행진이 끝나고, 명동에 있는 커다란 우체국 앞에서 정리집회를 가졌다.
태안에서 기름 닦다가 올라오신 듯한 분도 보인다.


저녁 먹고 여자친구랑 잠시 앉아있다가 돌아왔다.
저 소박한 피켓은 내가 만든 것. :)

('불법' 집회로 낙인찍힌 마당이라, 혹시 잡혀가면 안 되니까 여자친구 사진은 생략.)


덧글

  • 샘이 2008/04/03 18:25 #

    제가 아는 민주주의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인데, 대한민국 헌법 명기된 민주주의는 다른 의미인가 봅니다.
  • kaleidosco 2008/04/03 18:56 # 삭제

    앗.. 용기가 대단하십니다.
    선거법을 위반하셨군요~
    조심하셔야 할 듯 합니다. 언제 또 경찰서에서 연락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대통령님의 공약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무사하시길 기원합니다..(혹시 체포전담반 같은게 출동할려나요? ㅋㅋ)
  • 클로져 2008/04/03 19:28 # 삭제

    공안정국도 아니고 신고까지 다 한 집회가 불법집회라니..
    참 어이가 없네요...;;

    다른 일로 함께하지 못했지만 담번엔 저도 꼭 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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